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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김난주 옮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집에 있던 책
책 뒤에 '○○초 1학년 5반 김☆★' 이라고 쓰여있다ㅎㅎ
그치만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집에 있는 책도 다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도 다 읽고
도서관이 공사중이라.. 읽을 책이 없어 창고를 뒤지다가 발견한 책
드디어 읽어 보았다.


어린 아이는,
상대방을 배려하느라 억지로 얘기를 계속하는 재주가 없으므로,
때로는 어른보다 낭만적으로 침묵을 음미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음으로 하여, 완벽하게 함께한다.
-허니문 p.24 中-

진지하게, 많은 것들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안에,
뉴스를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굉장한
진실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허니문 p.90 中-


 밤바다에서 홀로, 아무도 모르는 자살을 기도하는 자도 있거니와,
어느 누구의 배에서 나왔는지 따위 상관 않고
울부짖으며 자라난 거친 생명의 숨결도 있다.
성분이 아주 짙은 생명의 수프 안에서는,
아무리 거친 일도 자잘하고
부드러운 일도, 한꺼번에 일어난다.
그런 것들 모두, 조그만 뜰에서 크나큰 시간의 바늘을 새기는
우리들의 생 모두가, 그 벼랑처럼,
저 높고 평화로운 곳에서 바라보면,
나란히 줄지어 파도를 타는 돌고래처럼
우스꽝스럽게, 조그맣게, 그리고 힘차게 보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 저 멀리서 보면 가혹하고 차갑고 거친바다 속,
회색 파도에 휩싸여, 헤엄치고, 놀다가,
마침내 없어져 이 거대한 세계어딘가로 녹아든다.

아까 바람을 맞으며 회색 바다에서 노니는
돌고래를 바라본 우리들이 숨을 삼켰던 것처럼,
우리들의 생 역시, 분명,
한없이 아름다운 것이리라.
-허니문 p.176 中-



초등학교 1학년,
아마 그때 내가 이 책을 접했더라면
이 책은 내게 단순히 동화책으로 받아들여 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은 단순한 소설책이 아닌
우리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너무 철학적이고 어려운 책인 것 같다.

우리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싶고
삶과 죽음에 대해
어렵지 않은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허니문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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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